2019년 논밭의 여름 첫 소식은 논밭상점에서 함께 일하는 (우리 엄마)최루미씨가 전합니다. 논밭상점은 충남 홍성군 홍동면 금평리에서 유기농 농사를 짓는 가족, 친구와 함께 돌보는 작은 유기농 상점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기농 허브 농사를 지으며, 논밭상점 대표로 일하는 박푸른들입니다.

32년 전, 시골 농촌마을로 시집을 왔습니다. 시어머니가 김치를 담는다고 하셔서, 시장에 갈 줄 알고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어디도 갈 생각이 없는 듯합니다. 그런데 김치 담을 채비를 하십니다. 응? 무엇으로 김치는 담지?

“얘야, 저기 밭에 가서 열무 좀 솎아오너라”, “얘야, 고추 붉어진 것을 좀 따오너라”, “얘야, 저기 시렁에 매놓은 마늘하고 돼지파 몇 개 가져오너라”, “얘야, 얘야...”

모르는 이들은 감동하기도 하지만, 제겐 시골살의 시작이었답니다. 휴, 어찌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친정어머니 말씀처럼 아이들이 아니었다면 벌써 날개옷 찾아 날아갔을 터입니다. 마음 다잡고 자알 살아보려고 일하는 시늉을 하면 “고작 그거 하면서 어렵다고 해?”, “○○대학 나온 거 맞아?” 등 셀 수 없을 만큼, 하늘만큼 땅만큼 뒷소리를 들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다니던 직장을 2년 반 전 그만두고 다시 시골살이를 시작했습니다. 우리집 농사는 농약과 화학비료, 제초제 등은 일체 쓰지 않으니 모두 사람 손이 닿아야 합니다. 특히 풀을 매는 작업에 일손이 가장 많이 듭니다. 4천 평의 밭은 스무 명이 여섯 번은 족히 매야합니다. 비용을 계산해봤더니 10,800,000원이 들더군요. 신랑에게 만약 제초제를 하면 얼마 드느냐고 물었더니 100,000원이면 넉넉하다고 합니다. 제초비용에만 100배가 더 드는 셈입니다.

농사일은 이른 새벽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일을 도와주러 온 분들은 대게 아침을 못 드시고 옵니다. 한바탕 일한 후, 아침 여덟시 반이면 요깃거리를 드립니다. 제가 이걸 챙기다보니 그동안 신랑이 농사지으랴, 참 챙기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더라고요. 이 대목에서는 늘 짠합니다.

10~30인분 참을 챙기는 일도 집중력과 현란한 손놀림을 필요로 합니다. 이젠 제법 잘하는지 신랑도 마음 놓고 절 시킵니다. 뒷정리를 하고나면 아홉시 반. 시골집에 있으면 일에 끝이 없습니다. 어느 순간 딱 마음을 접지 않으면, 밭고랑에 살고 있는 저를 발견하실 겁니다. 그래서 전 어디론가 튈 여지를 마련해둔답니다.

그래도 우리 신랑은 농사짓는 게 좋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아직 유기농에 득도하지 못 했을 때는 다 키운 작물에 병이 오면 ‘다다다다’ 한밤중에 트랙터를 몰고 밭을 갈아엎으러 갔습니다. 왠지 낮에는 다 키운 작물을 갈아엎는 것도, 동네 사람들이 보는 것도 싫었을 듯합니다. 웃픈 소리로 우리 트랙터는 밭도 갈고, 작물도 가는 용도라고 하곤 했었습니다.

이제야 신랑은 농사꾼, 그것도 그 어려운 유기농 농사꾼이 된 듯합니다. (그럴수록 더 주의 깊게 해야겠지요.) 제 시골살이의 바람은 유기농을 하는 농민들이 농사지어 돈을 버는 것입니다. 그곳에 우리집이, 논밭상점이 있었으면 합니다.

- 2019년 6월 13일, 논밭상점 점원 최루미

(2019년 6월 13일 기준)

유기농 박종권의 건강한 여름채소 판매합니다.

예약주문> https://bit.ly/2IEbIwD

유기농 적양파 (6월 20일부터 월수금 발송)
유기농 감자 (6월 27일부터 월수금 발송)
유기농 저장용 토종 육쪽마늘 (7월 4일부터 월수금 발송)

유기농 레드비트(월수금 발송)

박푸른들의 신선한 유기농 허브, 매일 수확해 보내드립니다.

유기농 허브 >  https://bit.ly/2OJb0Aj

농사짓는 중입니다. 소식, 틈틈이 전하겠습니다.
유기농 고구마(9월 중순 수확 예정)
유기농 대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