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충남 홍성에서 농사짓고, 글을 쓰는 최루미입니다.
오늘은 우리가족이 농사지은 유기농 레드비트로, 둘째 푸른산과 만든 드라이 레드비트를 좀 가져왔습니다. 지난 4월 남편 종권씨가 심고, 큰 딸 푸른들이 보살피고, 제가 수확한 레드비트로 만들었습니다.
레드비트를 기른 밭은 종권씨가 20대 시절부터 유기농 농사지어온 곳으로 우리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곳입니다. 우리 집 아이들이 뛰놀고, 함께 농사짓는 여러 사람들의 많은 땀이 스민 우리 밭. 30여 년 전 종권씨가 동네 친구들과 뚝딱 지은 우리 시골집 바로 옆에 있는 널따란 밭. 앞에는 이웃들이 농사짓는 너른 유기농 논밭이 펼쳐져 있고, 뒤에는 야트막한 다홍산이 자리한 밭.
우리가족은 이 밭에서 올해 처음 유기농 레드비트 농사를 지었습니다. 유기농 감자와 유기농 단호박 사이에서 자란 레드비트는, 한동안 밤마다 다홍산에서 내려온 고라니들의 습격으로 몸살을 앓기도 했지만, 다행히 튼실하게 잘 자라주었습니다.
레드비트 농사를 짓기 시작한 건, 순전히 우리가족이 레드비트를 많이 먹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침마다 만들어 마시는 채소주스에 빠짐없이 넣는 게 바로 이 레트비트라, 사 먹기보다는 이제 직접 농사지어 먹자고 했던 것이지요.
주스를 만들어 마실 때는 생 비트가 좋지만, 요리를 해 먹거나 차로 마실 때 우리 집은 생 레드비트보다 흙내가 적은 드라이 레드비트를 선호합니다.
물에 담그면 금세 생 비트처럼 불어나는 드라이 레드비트는 밥을 지을 때, 물을 마시거나 차를 마실 때, 피클이나 물김치를 담을 때 두 세 조각을 넣으면 이내 맑고 붉은 빛이 감돕니다. 밥을 지을 때는 더 잘게 잘라 쓰셔도 좋습니다.
음식에 붉은 빛을 감돌게 하고 싶을 때 아주 좋은 재료인 드라이 레드비트는, 물에 두세 번 가량 우리면 비트에 색이 거의 빠질 정도로 다른 재료에 쉽게 물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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